...++
=


화요일 사당에서 상일이랑 도현형이랑 얘기했던 것을 시작으로 좀 개인메모.

크리에이티브에 있어서, 무엇이 좋은가?


  • 안목이 없는 사람에겐 단순한 재미, 안목이 있는 사람에게는 세부적인 재미.
  • 최소한의 교양. 세계와 사회와 역사와 원리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와 존중.
  • 겉멋과 '깔부림'으로 승부하지 않는 태도.
  • 정공법으로 승부하기. ←내 취향
  • 제작의도의 선량함과 충실성. 2차 목적이 없는 크리에이티브는 욕먹지는 않는다.
  • Fantasy. 허구성을 지적하는 것이 무의미해지도록 하는 설득력.
  • Reality. '그럴 만하다'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들.
  • '네타'와 감상자에 대한 분명한 관심.
  • 써야 하는 순간에 적절한 스킬과 트릭을 쓰는 것.
  • "타이밍"의 깔끔한 분배.
  • 감상자들을 토끼몰이하지 않는 열린 메시지.
  • 동종업계에 대한 존중. 독단과 독보는 한끗차이.
  • 전체이용가 아니면 12세 이용가. 중간점 혹은 전체집합을 찾으려고 애쓴 결과들.
  • 분명히 드러나는 특정한 취향과 일관된 개성. 무색무취는 소구하지 못한다.
  • "~는 척"하지 않는 그림들. CG를 떡칠할수록 보기 싫어지는 이유.
  • 추가바람


Posted by 엽토군
:

이런 페북업뎃을 쌔운 적이 있었다. 반대정신의 교훈을 적용하기 위한 거였는데, (지금은 아니지만) 저걸 쓸 때는 정말 굉장히 맘이 여러가지로 어려웠던 것이 저 글 쓰느라 이런저런 아햏햏한 걸 생각하다 보니 나아졌음. 이 반대정신은 앞으로도 유용할 듯하여, 수시로 업데이트하기 위해 따로 블로그로 옮겨 쌔웁니다. 이 글이 다시 최신글로 수정되어 뜬다면 엽토군의 멘탈이 취약하다는 신호이므로 밥을 사먹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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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
(이 글은 수시로 위로 올리겠습니다.)

"6,70년대 대단위 아파트 단지를 보면 영감을 받아요." - @Kijoside

그렇게 깨우치고 나니, 어쩐지 나도 각종 건물과 인공물들의 패턴으로부터 영감을 받을 것 같다.
내가 건축 쪽으로는 정말 관심도 없고, 기껏해야 울 아부지가 타일 붙이는 사람인 정도밖에는 관련도 없는데... 뭐, 1년 10여개월간 찍고 싶은 것 못 찍고 살았던 한을 푼다는 기분으로 셔터찬스를 얻든지 못 얻든지 찍어 보고 있습니다.
이런 '무늬'가 새겨져 있는 곳들을 발견한다는 목적입니다.

사진을 누르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각종 배경화면으로 쓰시면 아주 좋습니다.

강남프리스비

강남역2번출구 계단

강남 메리츠타워 주차안내전광판

던킨도너츠강남본점 빌딩

강남역 알파문구 빌딩 + 삼성전자 사옥

강남TGNT빌딩

르네상스호텔

강남교보문고타워

강남역 스카이라인

더 좋은 패턴이 나오는 앵글이 있을텐데한화손해보험, 하나대투증권, 신한금융투자 빌딩

여의도공원에서 이들을 바라보면 압도당한다. 밤섬해적단이 왜 여기를 공격하고 싶어하는지 알 수 있었다.의사당대로에서 신금투 빌딩 뒤쪽을 보면

구름 때문에 fail교보증권 빌딩

여의도엔 별별 협회들이 다 있다. 역겹다교직원공제회관, 한국화재보험협회

찾느라 애먹음교보증권, 외환은행 빌딩

사실 여기는 불쌍하다. 진짜 타격대상은 투기자본인데한국거래소

MBC 주변을 거닐어봤는데 뉴스의 자료화면 속으로 들어가는 거 같았다.여의도 수정아파트

최신 지도로 보면 나올랑가...국제금융로2가에 있는 신축중 건물(?)

패턴은 못되지만 각이 너무 딱딱 맞게 떨어져서 멋져서 찍었음.중소기업진흥공단, 파이낸셜뉴스 빌딩

매일 아침 오르는 곳이지만 느낌이 있어서.서강대 정하상관 외부계단

뭔가 잘 나오지 않았다. 정면으로 찍었으면 좋았겠다.교보빌딩

교보문고 앞에 있는 그거.고종즉위40년칭경기념비각

하나 팔짝 열려 있는 문이 귀엽군.광화문 SK빌딩

울룩불룩하려면 잘 울룩불룩해야 한다.광화문 K SURE 빌딩

사진에선 잘려 있지만 좀더 높다. 잘 조준했더라면.SK빌딩 근접사

햇빛이랑 섞으면 멋질거 같아서 찍었다. 의외로 반복 패턴은 보기 힘듬.청계광장 베니건스 빌딩

이것도 찍어놓고 보니 걸작이다.잠실 시그마타워

나름 패턴이 있어서 찍어봤다.자전거전용도로 포장

옆구리! 늘씬한 옆구리!서강대 정하상관 옆구리

이게 바로그찌라시 1호 B면 원본사진이닷!잠실 슈퍼타워 공사현장 가림막에 붙인 인조잔디

이곳은 뭔가 멋짐.버티고개역 승강장

앞으로 봐도 멋지고버티고개역 열차 타러 가는 방향

뒤로 봐도 멋짐.버티고개역 나가는 방향

사진이 좀더 선명하게 좌우대칭으로 나와줬더라면.버티고개역 에스컬레이터

이화역보다 긴 건 처음 봤다. 다른 데도 있겠지만버티고개역 엘리베이터

약간 모자라다.명동 엠플라자 명동빌딩

실제로 동쪽은 아닙니다.명동에서 동쪽을 보면

실제로 남쪽은 아닙니다.명동에서 남쪽을 보면

실제로 서쪽은 아닙니다.명동에서 서쪽을 보면

이 시리즈의 사진에 그림자가 지면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덕풍 라인아파트

점이 촘촘하게 박혀 있는데 잘 안 보인다.341번 버스 천장

워낙 임팩트 있는 건물이니까.서울스퀘어

뭐 찍은 거였더라...;;;지하철 내부 광고 설치 공간

이런 식으로 찍자면 해당되는 건물이 수도 없이 많다.강변역 아크로리버

무슨 건물이었는지는 기억이 안 남.서울성모병원 앞 신축중인 건물

뉴스에 가끔 나오지만 정말 무시무시하다.서울중앙지방검찰청

무성한 나뭇잎과 대조시켜 보았습니다.길동사거리 국민은행

실패!강동역 동양트레벨

이 사진 시리즈의 핵심은 사진의 상하좌우와 실제 크기를 알 수 없게 하는 데 있습니다.전봇대 전단부착방지패드

지금 구글 검색페이지 배경으로 해놨는데 감탄사가 절로 나옴.국립중앙박물관 외부 천장

실패! 구름도 문제지만 피사체가 2% 모자랐음.국립중앙박물관 정면

이거는 나보다 더 잘 찍으신 분들이 많아서 깨갱국립중앙박물관 내부 천장


CCL 3.0 BY-NC-ND 적용하며, 따로 긴히 사용하고 싶으신 분은 비밀 댓글을 적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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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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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s Ride

2013. 3. 24. 20:02

2013년 3월 24일 18:20~19:50

생애 네 번째 자전거 주행. 나름 시가지 훈련. 좌/우회전 연습 어느 정도 됐고 여전히 U턴은 어렵다. 정말 위험한 코스도 많았음. 신장초사거리는 "나는 자유인이다!!"를 외치며 사선으로 가로질러 달려버렸다. ㅋㅋㅋ;;; 그야말로 발길 닿는 대로 정처없이 가 보고 싶은 곳에 비집고 들어가볼 수 있었던 r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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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2012, www.facebook.com/sywamworship

 

 

오 신실하신 주 내 아버지여 늘 함께 계시니 두렴없네

그 사랑 변찮고 날 지키시며 어제나 오늘이 한결같네

오 신실하신 주 오 신실하신 주 날마다 자비를 베푸시며

일용할 모든 것 내려주시니 오 신실하신 주 나의 구주

 

신실하신 주 내 아버지

날 지키시고 인도하네

변함없으신 주의 사랑

나의 소망 주 따라가리

 

봄철과 또 여름 가을과 겨울 해와 달 별들도 다 주의 것

만물이 하나로 드러낸 증거 신실한 주 사랑 나타내네

오 신실하신 주 오 신실하신 주 날마다 자비를 베푸시며

일용할 모든 것 내려주시니 오 신실하신 주 나의 구주

 

 

   
저자 : 화요모임  | 기획 : 예수전도단
판매가 : 13,000원10,400원 (20.0%, 2,600↓)
첫 마음, 첫 부르심으로 돌아간 화요모임의 새 음반!“신실한 주 사랑”늘 새롭고, 언제나 변함없으신 주님을 향해 노래하다!하나님은 늘 신실하셨다. 그 신실하신 하나님이 계시기에 화요모임이 존재했다. 1960년에 몇몇 사람이 모여 시작한 화요모임이 2000년에 첫 음반을 낸 이후 지금까지 본질을 지키며 예배할 수 있었던 것도 신실하신 하나님의 인도하심 덕분이다.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세상과 세대를 거슬러 온 화요모임은 예배의 자리에서 ‘변함없는’ 하나님을 ‘변함없이’ 찬양했다. 이제 화요모임은 첫 마음과 첫 부르심으로 돌아가 그 신실하신 하나님을 찬양한다. 이 음반에 담긴 화요모임의 본질은 그 어떤 것보다 하 …[더보기▶]


근데 진짜 홍보를 하려는 게 아니라 이 음반은 정말 좋다. 몇 년을 꾹 참고 있었던 예수전도단의 실황음반 욕심이 폭발했달까. 화요모임 안 간지 어언 3년인데도 음반 듣고 배우면서 따라부르는데 막 예배가 됨. 지금 이게 괜히 갓피플 1위 하는게 아님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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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

http://youtu.be/WxHuuQrA_DQ


Oh Lord have mercy Oh Lord have mercy Oh Christ have mercy Have mercy

주여 자비를 베푸소서 그리스도여 자비를

Oh Christ have mercy Oh Christ have mercy Jesus have mercy Oh have mercy

그리스도여 자비하소서 예수님이여 자비를

Oh God have mercy Oh God have mercy Jesus have mercy Oh have mercy, mercy

여호와시여 여호와시여 예수님이여 자비를


Oh my God what have I done 오 주여 내 한 일에

Oh my God what have I done 오 주여 내 한 짓에

What have I done 내 행위에

Oh Lord have mercy 자비하소서


Oh Lord have mercy Oh Christ have mercy Have mercy

그리스도여 주여 자비를 베푸소서


Oh we will bend and break 오 엎드려 찢네

In such a fragile state 유약한 가운데

We won't be here long 머지않으리

No, we won't be here long 오래지 못하리


Kyrie Eleison... 키리에 엘레이손...

Kyrie Eleison... 키리에 엘레이손...




요즘 열심히 귀에 익히고 있는 데이빗 크라우더 밴드 최신보. 역시 그들은 후크를 할 줄 알면서도 굳이 참는다. 하고 싶은 말도 많았을 텐데 다 음악으로 대신한다. 대단한 열정이다.

아 이건 보너스

http://youtu.be/DQT-0dLY2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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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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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사회학 출간 기념회에서 대담을 나누는 김규항 씨

내 사진 폴더에 있는 유일한 그의 사진이다. 사실 제대로 만나본 적도 없는 분이라 이런 글 쓰기가 좀 그렇다. 뭐 내가 개인적으로 품고 있는 마음을 풀어놓는 자리이니 크게 문제 없겠지?



오늘 나는 네 이념이 뭐냐는 질문에 “초보 좌파”라 답하곤 한다. 초보라 한정하는 건 내가 좌파가 뭔가를 제대로 안 지 얼마 안 되었다는 이유보다는, 아직은 내가 제대로 된 좌파로 살아갈 가망성이 그리 많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과연 나는 좌파로 살아갈 수 있을까. 과연 나는 (글이나 말로가 아니라) 일생에 걸쳐, 일상 속에서 좌파의 삶을 지속할 수 있는 인간적 소양을 가진 사람인가. 자신 없어 하는 내게, 한 어린 후배가 붙여준 새로운 별명이 위안을 준다. B급 좌파. 그래, B급이라도 좌파로 살 수 있다면. 출처

나는 평생에 걸쳐 좌파로 살 수 있겠는가? 그래서 그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예수전>을 기획하고 어린이 잡지를 창간한다. 대단히 옳은 방법이다. 민중해방신학이 이단으로 찍히기 전까지 그의 이 신앙적 자기성찰 방법론은 유효할 것이고, 더 이상 어린이가 태어나지 않고서야 이와 같은 실제적 실천 방법이 무의미해질 리 없기 때문이다. 2000년에 썼다는 글은 11년 후, 이렇게 하여 미래를 기대하게 하는 해피엔딩을 맺는다.

그가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그를 읽어야 하는 이유는, 마치 자세를 바로잡는 것이 귀찮고 싫지만 반드시 필요한 것과 비슷한 이치일 것이다. 사교육을 받든 안 받든 중요한 건 어린이 본인의 행복이다.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되든 안 되든 진짜 싸움은 자본과의 싸움이다. 너무나 옳고 지극히 바른 말이기 때문에, 마치 '네 눈이 범죄케 하거든 찍어버리라'는 말씀을 읽는 것과 같이, 싫지만 계속하여 들어야 하는 말이 되고 있다. 그래서 그의 동어반복은, 현재까지는 허용치 수준이다.

그래서 그건 문제가 되지 않는데, 문제는 그의 두 자녀다. 아마도 일류대학에 들어가거나 아주 처절한 삶을 살 것이다. 적어도 평범한 삶은 살지 못할 것이다. 그러면 다들 그들의 삶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분석하고 비판하고 한마디 하겠지. 김건처럼 산다는 게 결국에는 쁘띠부르조아지적 자기기만의 결과가 아니냐, 김규항 딸 김단처럼 모두가 그렇게 살게 내버려두라는 거냐, 그렇게 못할 거 뭐 있느냐, 솔직히 김규항도 배신자라 해야 하지 않느냐 등등. 그때 김규항 당신은 과연 뭐라고 말할까. 나는 그게 가장 궁금하다. 그런 순간이 찾아올 때의 그의 변명 내지 입장을 들어 봐야 그의 속마음이 뭔지 좀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쓰기는 써도 사실 나는 그에게 감사하다. 첫째 그가 예수님 믿는 사람으로서 이념투쟁의 최전방에 있어 줘서 안심이 되고, 둘째 시시콜콜한 걸 안 좋아하는 내게 그런 거 안 따져도 된다고 말해 줘서 좋고, 셋째 어쨌든 일깨워주는 바가 있었다는 점에서 감사하다. 저 사진을 촬영하던 날 건국대에서 열린 괴짜사회학 출간 기념 대담회에서,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 잘 멋을 내서 굉장히 쿨해 보였고, 한 칸씩 띄어 앉았고, 출입구 앞에서 고래가그랬어와 레프트21이 좌판을 차렸었고, 사람들은 내가 카메라를 꺼내기도 전에 그들을 촬영하기 바빴다. 아무도 그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는 제대로 듣고 있지 않은 것 같았고, 오고간 대담과 질답은 책의 내용과는 더더욱 관계가 없어 보였다. 그때 뭔가 느낌이 왔던 것 같다. 이건 아니라고. 아무리 대단한 책이 나오고 아무리 엄청난 주장이 나오더라도 다 이런 식으로 소비될 것 같다는 느낌, 그때 설명하지 못했던 느낌을 설명한다면 아마 이렇게 설명될 만한, 그런 실망감에 가까운 직관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고래삼촌이 돼야겠다. 그래야 이런 소리를 할 구실이 생기지... 일단 전도여행 다녀와서 명성교회 알바에 말뚝을 박아야겠다. 나도 결국 준정규직 자리 하나가 아쉬운 이 땅의 몹쓸 20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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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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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박(가명)씨는, 처음에는 이토록 유명해질 생각이 없었음에 틀림없는 사람이다.
지금 그가 보여주는 트윗 번개, 중국행, 온갖 뉴스와 온라인 단편영화 퍼나르기 등의 기행과 쇼맨쉽은, 적어도 대단히 순박하고 다분히 장난스럽다는 점에서, 작당하고 악의를 품었거나 테러리즘, 반달리즘에 기반했다거나 정치색을 드러내고 여론을 선동하여 대중의 주목을 받기 위한 기획된 연출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그냥 골때리는 괴롭힘 앞에서 어쭈구리 너만 그렇게 나오면 안 되지 하고 맞받아치는, 차라리 전형적인 대한민국 30대 남성의 조건반사라고 봐야 한다.

 

나는, 그를 팔로우하면서도, 사실은 상당히 씁쓸하다. 그 이유는 첫째 그의 유머가 촌철살인 대신 초보적인 비아냥과 ㅋ으로 도배되어 생각보다 재미있지 않다는 데 있고, 둘째로는 그런 재미없는 사람의 B급 농담이 정말 재미있는 쇼가 되게 판을 짜 준 이 고도로 정치적인 사회 때문이다. 그가 방송통신심의위에 직접 제출한 웃음기 쫙 빼고 진검 뽑아 쭉 써내려간 의견 진술서 등을 읽고 있으면, 오히려 한탄이 나온다. 그는 결코 재미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냥 평범한 대한민국 성인이다. 열받는 정치권 이야기에 열받고, 웃기는 동영상과 예쁜 소품들 앞에서 그냥 우스워하고 예뻐라 하는 지극히 일반적인 사람인데, 그의 일반적인 반응이 "이메가씨팔놈아"라고 읽(힐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읽는 거야 자기 맘대로임이 틀림없)는 이름을 빌어 나온 순간부터 모든 게 만천하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 사회는, 웃자고 시작한 트위터에 죽자고 덤벼드는 정권을 용인 중이라는 사실이.

 
프레드릭 제임슨이 청사 선생과의 대담에서 우리 사회를 "아직도 고도로 정치적"이라고 했다. 고도로 정치적? 이 사회는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정치적이다. 다른 게 정치적인 게 아니다. 무슨 말이나 행동을 할 때 거기에 2차 이유가 있으리라고 생각하는 것부터가 정치적인 거다. 그딴 게 어딨어? 그냥 열받으니까 욕하는 거고 싫으니까 싫어하는 거고 가 보고 싶으니까 촛불집회도 가 보는 거다. 배후세력이 누가 있긴 있었는지, 내가 종북 좌빨인지, 이 모든 게 정치적 음해인지는 나도 전혀 모른다, 아니 그런 생각은 당신들을 빼고는 아무도 안 하고 있었다. 우리는 생각보다 단순하게 움직인다. 그것은 졸지에 제 2의 미네르바가 되어버린 송모 씨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 정치권은, 모든 걸 철저하게 이용해 먹기 위해, 전부 다 정치적이라고 말한다. 눈앞이 깜깜해진다. 뭘 함부로 할 수 없는 세상, 이건 뭐 공안이 돌아다녔다던 DDD 시절보다 더하다. 우리는 아직도, 조금만 생각해 보면 뻔히 답이 나오는 관리와 사찰과 감시와 처벌 앞에서 그 명분에 법조항을 붙여 가며 싸우기 바쁘다. 그렇게 해야 하는 미치고 팔짝 뛸 정도로 초고도로 정치화한 사회.


이제 어느 영화감독은 우리에게 묻는다. 2MB18nomA가, 알고 봤더니 착하고 꽤 예쁘고 별반 못된 구석 없는 여인이라면, 저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는 벤데타 가면을 쓰고 다닐 수밖에 없는 그가 어떤 사람이길 기대하는 걸까. 영웅? 떠오르는 무소속 정치인? 아니다. 아주 의외의, 하지만 사실은 굉장히 친숙한 주변의 촌부이길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아마 그럴 것이다. 그것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를 팔로우하고 별로 재미는 없는 그의 트윗을 지켜보고 그가 받는 탄압을 전력으로 저지해야 할 단 하나의 이유다. 우리도 솔직히 한번쯤은 '이메가씨팔놈아'라고 속으로라도 중얼거려 본 적이 있는, 몹시 불법하고 유해하고 도처에 널려 있는 다 똑같은 유권자들이기 때문이다.


P.s ㅅㅂ 느낌이 좋지않다. 헌병대에서 날 잡아갈 것 같다.
만약 한 달이 넘도록 블로그/트위터 갱신이 없으면 부모님께 전해다오 인커밍폴더는 보지마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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