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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이들!

2013. 1. 28. 22:59

노랑이.

한 예닐곱 달을 이거만 생각했는데 어느 날 답이 나왔다. 답은 "노랑이"다.


대한민국의 진보진영, 사민주의자들 및 상식적이고 자유롭게 행동하고 싶어하는 무릇 모든 이 나라 사람들에게 차꼬가 되고 걸림돌이 되고 주홍글씨가 되는 칭호가 있었다. '빨갱이'가 그것이다. 단순히 지난날의 공산 정권이 적색을 많이 사용했다는 이유로 그리고 북한이 적색을 주로 사용하며 그래서 국군이 '적'이란 글자를 표기할 때 반드시 그 글자만 빨간색으로 표기한다는 원인으로 인해, 빨갱이란 이름은 과연 그 누구의 자유와 인권과 발언권도 깡그리 소멸시켜 버리는 무시무시한 낙인이곤 했다. 발음도 무섭고 연상되는 이미지도 너무나 괴기한 그 이름, 빨갱이.


언제까지 빨갱이라고 불리기만 할 것인가. 정말 우리들의 머릿속은 빨간가?

색깔은 너무나 치명적이다. 적색은 위험하다는 인상을 아주 손쉽게 심어준다. 그러나 소위 '빨갱이'들이 주장하는 것이 그렇게나 원색적이고 노골적인 것이 아니기도 하다는 점에 좀 주목해줘야 할 텐데, 그러기 싫다는 의도를 가득 담아, 무슨 조금만 '덜 자유시장자본주의적인', '더 사회민주주의적인', 더 '급진적인' 생각만 갖고 있다 하면 바로 빨간 놈들, "빨갱이"라고 이름붙여 버림으로써 더 이상의 인격적 대화를 차단해 버린다. 사실은 그 생각들이 그다지 빨갛지만도 않은 생각들인데도 그렇다.


그렇다면 이쪽에서 반격을 하면 어떨까. 그러는 당신네들은 노랑이라고 말이다.

국어사전에서 노랑이를 찾아보면, 노란빛을 띠는 물건이라고도 하지만, 속이 좁고 인색한 사람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기도 하다. 노랗다는 것은 무엇인가? 몇 날 며칠을 햇빛 받는 자리에 내내 고정시켜 두어 빛이 바래서 나오는 색깔이 아닌가? 마음씨 넓게 쓸 줄 모르고 그저 아무것도 새롭게 하려고 하지 않을 때의 색깔, 그러므로 돈의 노예가 물들어 버리는 색깔은, 과연 노란색이 맞을 것이다.


노랑이도 좋고 노랭이도 좋다(물론 표준어로는 틀렸다). 문제는 프레이밍이다.

그저 모든 판단 기준이 자기에게 이득이 되느냐, 지금의 기득권과 사회구조가 지켜지느냐, 내 돈 내 집 내 새끼가 피해를 안 볼 수 있겠느냐에만 관심이 있는 구두쇠들. 그래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 국가유공자가 어떻게 굶고 지내든 영세한 사람들이 얼마나 불행하든 자기 집 대문 밖에서 헐벗고 갈데없어 쓰러져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있든 관심이 없는 저 초고층 아파트와 빌라마을 속의 노인들, 아줌마들! 그들을 '기득권'이니 '일부 5060'이니 '1%' 등으로 부르는 것은 그들의 진짜 속성을 드러내지 못하는 너무나도 객관적이고 그래서 불공평한 호칭이다. 그들은 우리를 빨갱이라고 부르는데, 왜 우리는 저들을 노랭이라고 부르지 못하는가? 야 이 돈독 올라서 얼굴 노랗게 뜬 노랑이아! 왜 그렇게 부를 생각을 못 하고 살았을까? 누군 누구를 색칠놀이하는데 왜 누군 누구를 색칠놀이할 수 없단 말인가? 최상위 1%라는 이름은 절대 노랑이라는 이름이 갖는 엄청난 편견 선물세트를 제공할 수 없을 것이다. 아마 이 이상 그들에게 더 노골적이고 인신 비하가 되는 표현은 없지 않을까?


노랑이들! 그들의 색은 노란색이다. 수전노의 색깔이다, 스크루지 영감의 금전출납부의 색깔이다, 금괴의 색깔이다, 친일파들이 그토록 받고 싶어했던 무슨무슨 작위며 농토의 소유 증명서의 색깔이다, 주식과 어음과 은행 수표의 색깔이다 그리고 의 색깔이다! 빨갱이들 중에 정말 빨간 생각만 하는 사람들이 있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노란색밖에 모르는 놈들은 노랑이라고 불러 줘도 되지 않겠는가? 노란 놈을 노랗다고 부르는 게 뭐가 나쁘단 말인가? "노랭이, 노랭이" 놀려 주자! 돈밖에 모르는 놈들! 누리끼리한 놈들!

프레이밍을 시작하자. 지목하자! 이건희 회장은 노랑이다! 이완용은 노랑이다! 김재철은 노랑이다! 이동흡은 노랑이다! 이근안은 노랑이다! 전두환은 노랑이다! 이명박은 노랑이다! 너희 노랑이들아 빨갱이들의 색칠놀이를 받아라! 이 나라의 모든 돈밖에 모르는 거지같은 놈들에게 외치자, "노랑이들!"

Posted by 엽토군
:

어머 이 블로그 700번째 글이네?

드래그해서 보세요.

양수산부

교통상부

국경제인연합회

시가스공사

성가족부

정안전부



올해도 갑니다. 저번엔 대만으로 갔죠. 이번엔 필리핀, 싱가폴, 말레이시아 3개국을 무려 32일 동안 돌아다닙니다.



[크게보기 클릭]


전체 약속의 말씀: 사43:19-21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낼 것이라 너희가 그것을 알지 못하겠느냐 반드시 내가 광야에 길을 사막에 강을 내리니 장차 들짐승 곧 승냥이와 타조도 나를 존경할 것은 내가 광야에 물을, 사막에 강들을 내어 내 백성, 내가 택한 자에게 마시게 할 것임이라 이 백성은 내가 나를 위하여 지었나니 나를 찬송하게 하려 함이니라


개인 약속의 말씀: 고후9:8

하나님이 능히 모든 은혜를 너희에게 넘치게 하시나니 이는 너희로 모든 일에 항상 모든 것이 넉넉하여 모든 착한 일을 넘치게 하게 하려 하심이라


Dec 25, 2012 ~ Jan 26,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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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

김기조님이 웬 미러리스 카메라 만드는 회사에 광고모델로 출연하면서 맞춤제작하시게 된 서체 하나가 있는데 현재 무료 공개중입니다. 지금 냉큼 다운받자!

http://www.canon-ci.co.kr/microsite/event/201210_EOSM/Publish/download/eosm_font.zip




이렇게 생긴 폰트입니다.

샘플 이미지샘플 이미지. 기조님이 만드신 것이 아닙니다. 잡아가려면 날 잡아가라!!!


Posted by 엽토군
:
제대로 된 리뷰글은 백만년만에 써보는 것 같습니다. 그럴 가치가 있어서.

http://blog.naver.com/soreha/140175002727


뭔가를 하고 있다는 걸 트위터로 알리는 일군의 아마추어 제작자분들이 있습니다. 바로그찌라시, Project REMU, Team Progressive 등등. 이런 분들은 일단 무조건 팔로하고 보는 편인데(랄까 바로그찌라시는 내가 만드는 거잖아 ㅋㄹㅋㄹ) 최근에 알게 된 게 바로 이 게임을 만든 팀 알레그레또. 뭔가 했는데 선거 독려 게임이라길래, 그리고 제 평생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텍스트 어드벤쳐―절대다수의 미연시가 취하는 장르―라길래 바로 팔로하고 관심글 알티를 몇번 하다가, 드디어 12월 18일 밤, 그야말로 폭풍의 (실제) 선거 전날 밤에 플레이해보고 리뷰를 합니다.



밤을 새서라도 모든 엔딩을 다 보고 말겠다(그게 몇가지나 됐든 간에)는 일념의 각오를 다잡고 경건한 마음으로 압축파일을 풀어 놓으면 이렇게 됩니다. 이 게임 영문명이 rainbow일 리 없다는 생각에 설치 폴더명은 제 맘대로 지정해 봤습니다. 시키는 대로 readme도 읽어보고 바로 실행합니다.



키비주얼과 함께 뜨는 타이틀. 작화는 꽤 좋은 편입니다. 글쎄 제 인생 최초로 플레이해 본 텍스트 어드벤처라서 업계 수준은 모릅니다만 뭐 제 눈에 안경이라고, 괜찮았네요.



프롤로그입니다. 뭐야 이게 ㅋㅋㅋㅋ 색깔론 자중ㅋㅋㅋㅋ



이런저런 설정도 깔아줍니다. 저게 왜 창피할까...



이 게임의 메인 히로인, 지수아입니다.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꿈을 진지하게 꾸는 전교 순위권 엄친딸이지요. 제가 남자라는 게 여성 1인칭 시점에 몰입하기 어렵게 하는 요소가 될 줄은 몰랐네요. 뭔가 비커밍 프린세스 볼 때의 기분이 많았음...



지수아는 이런저런 감정표현이 풍부한데 비해 다른 캐릭터들의 표정이나 포즈 변화는 영 없습니다. "너무 완벽해서 싫다"라는 감정을 가지고 이지후를 대하는 수아입니다. 이번 학생회장 선거에서도 라이벌로 만나지요.



제 생각에 이 게임의 최고 셀링 포인트는 이렇게 간간이 나와 주는 SD삽화가 아닐까 합니다. 다들 짱긔요미



그랬구나_제작진이_프린세스메이커를_하는구나.jpg



사실 아무 변화 없이 마네킹처럼 서 있는 다른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상황을 '상상'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렇게 간간이 삽화가 나와 주니 좀더 이해하기 쉬워집니다.



왼쪽이 우아미, 오른쪽이 채한서입니다. 키비주얼에서 지수아의 어깨에 매달려 있던 인형 같은 게 아미였던 모양입니다... 왜! 아미쨩(의 슴가)을 생략하지 말라능!! 오덕!!!

여튼 이런 소리를 퍼뜨리는 음해공작이 교내에서 나돌더라는 얘기를 수아가 아미와 한서로부터 전해 듣습니다. 근데 아직까지는 선택지가 안 나오네요. 좀만 더 기다려 볼까요.



중학교 때 기술선생이 비슷한 사람 있었는데. 아직도 기억나네 이재철이라고



가운데 나온 엑스트라는 서유진이라는 애입니다. 왜 나왔더라. 저 대사 해 주려고 나왔던가?! 지금 남자 캐릭터들 표정 보이세요? 이건 남성 게이머들을 농락하는 연출 같은데요?! (하지만 난 빈유 취향이 아니지.)



얼굴도 나오지 않는 반 친구 1입니다. 그래도 대사는 서유진보다 많습니다. 이게 어찌된 거야!!



A) 조용히 있는다 B) 항변한다 C) 통곡한다

이제부터 선택지 고르기가 중요해집니다. 잘 선택해 나가야 합니다. 안 그러면...



이 트루엔딩이 나오는 게 아니라...



이 기본 엔딩으로 느닷없이 끝나 버립니다. 그러니 잘 플레이해야 합니다. 꽤 잘 만들었더라구요. 


이 이상은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해 보시면서 즐기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것저것 더 소개하고 싶은 깨알같은 재미를 갖춘 씬들이 많은데, 그걸 일일이 다 올릴 순 없잖아요?

다운로드는 맨 위의 공식블로그 링크를 타고 가시면 됩니다.


평생 처음 해 본 미연시 스타일 게임입니다. 보아하니 여성향인 모양이고, 글쎄요 아주 골치 아프거나 아주 시사적이고 소재 위주로 가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어느 흔한 고등학교에서 선거를 치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재밌게 즐기시면 됩니다. 제작진은 쇠고랑을 찰까봐 겁이 나서 많이 자중했다고 하는데, 글쎄요, 좀더 난리를 피워도 좋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어차피 제작진의 간담의 크기를 보건대 아무리 난리를 친대야 진짜로 리얼하게 은팔찌를 찰 짓은 안 할 듯싶고, 웬만해선 커버가 가능하니 실드를 쳐 줄 파워트위터리안들은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쫄지마! ㅆㅂ!


게임의 목적이 투표 독려였다는 차원에서 리뷰하자면, 일단 게임의 시점이 투표로 자기 존재를 확인받아야 하는 '후보자' 중심의 1인칭으로 제시되고 있고, 투표를 왜 안 하겠는가에 대한 고민도 약간은 부족해 보입니다. 진지 먹고 선거 참여를 독려하는 작품이 되고자 했다면 유세전이나 여론조사, 일반 유권자들과 후보자가 만나는 장면들, 각종 정치공학적 사건 등이 복잡하게 엮여들어갔을 테죠.

하지만 그러지 않았잖아요. 거기엔 무슨 이유가 됐든 이유가 있겠죠. 그 이유가 뭘까 하고 다시 생각해 보니, 이 게임은 차라리 현재 대선에서의 여론판을 풍자 내지는 은유한 것에 가깝습니다. (물론 전혀 그렇지 않다고 봐도 충분합니다.) 정말 아닌게아니라 누군가의 사주로 온라인상에서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는 알 수 없는" 여론을 조성한 일이 벌어졌고, 그게 동원선거였던 것으로 드러난 사건이 터져버렸으니까요. 한때 문화상품권 일련번호를 동원한 금권선거를 하던 누군가가 이번에는 온라인 여론 조작을 시도하고, 막판에 "선거란 건 어차피 될 놈만 되는 거야!"라고 분노에 차 빈정거리는 모습은 글쎄 어떤 당 내지는 당수를 생각하게 합니다. (물론 생각이 안 나도 좋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러스트가 귀여우니 용서한다! 그리고 투표독려를 위해 벼락치기로 불철주야 애썼다고 하니 그 정신 때문에 유효! 이렇게 좋은 무료 게임 하나가 세상에 나오다니 참 보기 좋습니다. 어떤 이유로든, 열심히 노력한 게 모두에게 선보이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별점 다섯 개 만점에 세 개 반. 그림 덕분에 기본점수에서 많이 먹고 갑니다. 이런 류의 메시지는 게임이라는 형식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더욱 잘 전달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열심히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놀았어요!


P.S. 생각해보면 이건 텍스트 어드벤처라기보다는 비주얼 노벨에 가깝지 않나요? 자고 일어나 보니 생각이 난 단어인데.


P.S.2 추워 죽겠지만 누워서 트위터를 보고 있자니 좀있다 투표하러 갈 사람더러 자꾸 투표해라 투표해라 하는거같아 짱나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Posted by 엽토군
:

이것은 월간소년에이스 2013년 1월호의 일부입니다.


012


으아니 이게 무슨 소리요! "엽기우주소녀" <나루에의 세계>가 13년인가...? 만에 완결이 난다니?!! 정말 지구가 망하려고 이러나???

丸川先生大変お疲れ様でした!!次は腱鞘炎の無い調子で漫画執筆なされますように!!

Posted by 엽토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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