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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영 사장

2011. 10. 28. 10:20
'정태영'으로 검색해 들어오시는 분들께 알려드립니다. 아마도 이 글에는, 현대카드 정태영 CEO의 트위터 아이디 말고는, 여러분이 기대하고 계실 만한 그런 내용이 없습니다. 몹시 개별적이고 주관적인 포스팅인 관계로 웬만하면 그리 열심히 읽지 마세요.



@diegobluff


어제 저녁 아현감리교회, @Campusworship 미션데이였다.
모든 2부 순서가 끝나고 @campus7000님이 나서서 빌립보서 3장으로 도전을 주고 있었다.
"영원한 것을 위해 영원하지 않은 것을 버리는 것은 어리석음이 아니다", "진짜 비극은 남들이 다 원하는 좋은 직장 좋은 가정 좋은 애완견 좋은 집에서 호의호식하다가 지옥 안 가는 것이다", "자기가 복음 전하다가 고생한 것이 자랑이 되어야지 천국 가서 내 애완견 좀 보시라고 자랑해서야 되겠는가" 등등 '내가 너를 세운 데는 이유가 있다' 정도의 사명을 받은 헌신의 사람이 아니면 요즘 세상에 어디 가서 함부로 하기 어려운 도전이 이어지고 있었는데, 나는 웬일로 터지는 와이파이에 감사하며 그 설교 와중에 몰래 트위터를 흘끗흘끗 쳐다보다가 왠지 배가 아파져서 더 이상 앉아 있지 못하고 결국 예배당을 나와 화장실로 내려갔다.
무심코 들고 간 휴대폰을 켜 들고 트위터를 틀었다. 이따금 올라오던 그의 새 트윗이 보였다.

일말의 절망감 내지는 허탈감 비슷한 것이 몰려왔다.
나는 배가 고프면서 아팠고, 예배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자꾸 포기하고 자꾸 세상복락을 배설물로 여기라는 말씀이 한창 이어지는 중이었다. 그런 내게 마치 '학생, 거기서 뭐 하는 거야. 그게 행복이냐. 날 봐. 이게 행복이야.' 하고 참 알맞은 타이밍에 걸쭉하게 약올리는 것 같았다. 솔직히 그랬다. 게다가 정말로 행복해 보였다.
그래서 그냥 간단히 메모나 해 두려고(관심글 하기도 싫고 RT도 싫고 뭣보다 그렇게 하면 그가 나를 봐 버릴 거 같아서) 인용만 했다.
Happiness?[각주:1]@diegobluff: 국립현대미술관 신축자문위원(저도 호칭 헷갈림@_@)이라서 회의를 핫하게 끝내고 혼자서 걷는 덕수궁 밤길이 너무 좋다. 던킨도너츠 한입 물고 커피도 한잔.”
15시간 전 via Twitter for iPhone
그런데, 5분이 지나지 않아, 내 예상을 180도 뒤집어엎고 그가 여기에 답을 했다.

그럴 거라고 짐작은 했지만 막상 이렇게 '리얼'하고 '내추럴'한 답을 들으니 뭐라고 응대해야 할지 몰라 완전히 '벙쪄버렸다'. 사실 나는 정말 놀라고 있었다. 그래서 '주님, 이걸 뭐라고 답을 해야 되죠?' 하고 물었다가 "너 예배중이지 않냐?" 하셔서 변기통에 쪼그리고 앉아 한참을 죄송하다고 기도했다.
예배 시작하면 당연히 휴대전화 끄고 성경책 꺼내 펴서 절대 졸지 않고 화장실도 안 나가던 내가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됐지? 내 신앙은 어쩌다가 내 주님이 제시해 주시는 행복 이야기를 듣다 말고 빠져나와서 현대카드/현대캐피탈 최고경영자라는 사람의 행복을 엿보고 부러워하는 지경이 되었던가?
폰을 끄고, 뒤를 닦고, 예배당으로 돌아가 순서를 모두 마치고, 그제서야 껐던 폰을 다시 켜서 대답했다. 그의 악의 없는 자랑이 올라온 지 한 시간 후였다.

그리고 그는, 그렇게나 빨리 멘션하던 속도는 어디로 갔는지, 아직까지도 이에 대해 일언반구 회답이 없다.

그날 밤 생각났다. 예전에도 그에게 멘션을 해서 답을 못 받은 적이 있었다.
그는 현명하고 박학한 사람이고 나름 융통성도 있어서, 안 그럴 것 같은 회사를 경영하면서도 개인적으로 트위터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나로 하여금 일말의 기대를 갖게 만들었다. 그래 내가 경제를 부전공하고 있는데 이런 트위터러가 있을 것 같으면 그 말을 귀기울여 한 번 들어보자, 하고.
그 말이란 이런 것들이다.


그렇게 SERIceo.org 가면 쌔고쌘 이야기와 정서와 세계관이 이어지다가, 문득 내게 실마리 내지는 일말의 희망 비슷한 것으로 보였던 트윗이 있었다.

신용카드에 관한 글이 신문에 나오면 자세히 읽게된다. 가끔 본질이나 금융을 모르고 쓰여진 경우가 있어서 어디부터 반론을 해야할지조차 모르겠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나도 남의 업을 이런 식으로 오해하고 있었겠지 생각하면 넘어갈만하다
그래서 나는 "그럼 당신은 금융의 본질이 뭐라고 생각하시는지 그 감을 좀 잡을 수 있을까요?"라고 영어로 물어보았고(나는 진지하고 정중했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도 일언반구 대답이 없다.
비웃으려고 하는 게 아니라 난 이 질문이 정말 절박하다. 만약 그를 만날 수 있다면 그의 반박과 반론을 진지하게 듣고 배울 것이다(그게 숱한 거시경제학 강의보다 백 배는 배움이 많을 것 같다).신용카드라는 게 없어도, 아니 '금융'경제 자체가 없어도 인간 생존이 굴러갈 수 있지 않느냐고 하면 그건 그렇게 무식한 혹은 과대망상적인 물음인가? 모세는 아예 이식을 취하지 말라고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것이 이런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일지도 모른다.
자기가 듣고 싶었고 그래서 대답해 주고 싶은 말이나 자기를 알아주는 것 같은 말에는 분 단위로 반응하면서도, 지금껏 쌓아올린 자기 관점과 성과와 방향에 의문을 제기해야 하는 물음 그러므로 이르건 늦건 대답 자체를 해서는 안 되는 물음에 대해서는 못 들은 체하는 것. 이는 본인도 시인하는 바다.

나는 지금도 궁금해서 환장하겠다. 그가 어젯밤에 느낀 행복은, 같은 날 같은 시에 그런 그의 자랑을 보고는 변기 위에 쪼그려 앉아 기도할 수 있었던 한 대학생의 행복과 얼마나 다르고 얼마나 차이가 나는가? Happiness? 좋은 직장 좋은 가정 좋은 애완견 좋은 집에서 호의호식하다가 지옥 안 가게 돼서 "하느님, 제 집 제 가정 제가 만든 카드 포트폴리오를 좀 보세요" 자랑할 수 있으면, 행복인가? 왜 나는, 그런 건 아닌데 괜히 배고프다는 생각에, 예배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생각에, 도대체 무엇 때문에 어떤 입신양명한 50대의 소박한 기쁨을 보고 질투인지 분노인지 상실감인지 배신감인지 알 수 없는 기분에 휩싸여야 했던 것일까? 금융이라는 걸 아느냐 모르느냐의 차이일까? 채식을 하느냐, 싸고 배부른 삼겹살로밖에 고기 섭취를 못 하느냐의 차이일까?[각주:2] 뭘까? 분명히 해 두겠는데 나는 그를 매도하거나 무시하거나 명예훼손하고 싶은 생각이 요만큼도 없다. 다만 너무 궁금할 따름이다. 궁금해서 내 자신에게 정직하게 자문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뿐이다. 내 트위터 아이디는 @yuptogun이고 그의 트위터 아이디는 @diegobluff다. 아이디의 차이일까? 프로필의 차이일까? 팔로워 수가 나는 백 명도 안 되고 그는 사만 명이 넘어서 그럴까? @campus7000님이 전했다. "지천명을 넘어서 CDTS를 등록해서 내 강의를 들으시게 된 어른들이 계시는데 인생 헛살았다고, 이제부터라도 내가 주님과 신명나게 살 수 있게 될 것 같다고 한다"라고. 지금 정태영 씨는 이런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금융의 본질이 뭐냐는 질문에도 무슨 스팸 트윗 쳐다보듯 아무 대꾸도 없고, '당신처럼 못 하면 행복하지 않을 건가 싶다'는 사람의 진의도 무기한 방치 중이다. 그게 이런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는, 설교자라고 나온 사람의 말이기만 하면, 나중에 판단할 때 하더라도, 일단은 귀기울여 듣고 나름대로 납득하려 하는 그래서 내가 지금껏 쌓아올린 것들을 전부 포기해야 하는 시점이 올 것까지도 기꺼이 각오하고 기대해 보는 갑을관계의 을의 자세를 건실하게 견지하고 있는 모양이다. 음, 그래서 나는 지금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는 것일까?

[각주:3]

정태영 씨는 아마도 이 블로그를 발견할 것이다. 내가 멘션과 이 포스트 URL만 적어서 보내 놓을 것이다. 만약 그가 그 뒤에도 일체 응대가 없다면, 트위터 팔로잉은 그냥 계속하되,[각주:4] 앞으로 평생 현대카드와는 작별이다. 그가 지휘해서 만들어진 바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를 갑으로 하고 나를 을로 한다는 어떤 종류의 서류에도, 내 이름 적어주지 않을 생각이다. 대답하지 않는 트위터러를 봇이라고 한다―차라리 봇이라면 낫겠다. 봇은 인간적인 관리자라도 명시돼 있지. 대답하지 않는 트위터러가 제시하는 쿨과 가치와 행복관에 서명해 줄 오른손은 없다.
그리고 그는 내가 그렇게 영원한 것을 좇아가는 행복을 추구하건 말건 닥터 드레 헤드폰으로 쇼스타코비치를 들으면서 이번엔 어떤 혹하는 광고 카피를 만들어 볼까 따위를 고민하고 살 테지. 마치 로저 회장과 마이클처럼.



P.S. 메타리뷰라고 달기에는 너무 열폭했었네요. 그래서 생각을 놓은 글로 갑니다. 좋은 지적입니다. 근데 여전히 창피하거나 후회하거나 하지도 않고 그럴 생각도 없어요. 창피해해야 할 사람이 있다면, 타임라인이 한미FTA로 들끓을 때, 누가 봐도 수많은 사람의 손익 계산의 중심에 있는 분이고 그걸 스스로 모르시는 게 아닐 텐데, 여태 그렇게나 활기차게 트윗을 하다가도 우연찮게 중국 출장이 바빠서 찬성이고 반대고 뭐고 일체 묵비하고 계시는 어느 사장님이 창피해하셔야겠지요.
P.S.2 "유명 트위터리안과 연예인들에게 멘션 두 번씩 보내보시고 나면 아마 님은 그들 중의 99%를 싫어하시게 될 거 같네요ㅋ"라는, 정말이지 일차적이다 못해 무성의한 지적.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글을 어렵게 썼죠? 이 글은 그런 우연한 일화의 구조를 차용하여 대상의 속성과 그에 대한 필자의 감정의 정체를 주관적으로 탐색해 보는 글이고 따라서 그 해프닝 자체의 내용엔 아무 중요함이 없답니다. "모두가 다 세련됐다고 하는 그 사람을 왜 나는 미덥지 못하다고 어렴풋이 느낄까"가 이 글의 주제란 말씀입니다. 이렇게 말해야 좀 알아들으려나? 이게 신문기사가 아니라는 fact를.


 

  1. "행복?" 혹은 "행복일까?" 라는 의미에서 쓴 표현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본문으로]
  2. 계급은 식단 중 채식과 육식의 비중에서도 드러난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 [본문으로]
  3. Modern Times라는 현대카드의 신문 형태 소식지. 얼마 전에 바로그찌라시와 오버랩되면서 내게 좌절감을 안겨 줬던 그의 또 하나의 '작품'이다."공부 많이 했습니다." 헤, 우연이네요, 저도 인쇄라든가 간행물 등록 절차 등을 공부하고 있거든요. [본문으로]
  4. 내 트위터 TL이 너무 사회주의적으로 쏠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그런 차원의 효용에 있어서는 여전히 그는 유효하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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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

SBS 띄워주기 특집 이제는 말할 수 있다
 






















SBS가 요새 하는짓이 좀 이뻐 보입니다.
뉴스도 간혹 단독 낚아오지 않나 보컬로이드를 기획하질 않나

그리고 요즘은 가시내들을 거의 안(못) 그리다 보니 업로드도 소원해지는듯. ㅈㅅ

채널A나 jTBC, CSTV가 론칭하면 좃쭝똥 가시내로 만들어 공개해 보겠습니다. 캐섀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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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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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Drummer로 알려진 북치는 노인 권순근 씨.



음 저렇게 늙어야겠다.
아니지 이건 안 늙는 방법이다. 저런 항노화를 추진해야겠다.
Posted by 엽토군
:

신촌역의 4군데 대학교 주변 상권과 그 대학에 대한 통념을 가지고 요즘 20대의 문화행태(소비행태)의 유형을 지어보고 싶다. 홍대, 이대, 서강대, 연세대.

1. 홍대: 반(半)주류적 소수성을 확보해 주는 적당하고 다소 예상 가능하게 규격화된(normalized) 개성을 추구한다. TV 채널로 말하면 엠넷.
2. 이대: 주류성의 권력을 이미 부여받은 소비재로서의 미와 부만을 허용하고 스스로 재구축하는 총체적 '소수 대중'형. TV 채널로 말하면 온스타일.
3. 서강대: 정서라는 것이 전무하다. 철저히 제도권의 패권적 합리성에 매몰되어 문화는 일종의 흉내로 전락해 있음. TV 채널로 말하면 KTV나 국군방송.
4. 연세대: 그나마 이도저도 아니고 좀 ‘미친’ 편인 무차별적 다양성을 약간의 정치적 위험함과 수반하여 위태롭게 유지하고 있다. TV 채널로 말하면 SBS나 tvN...?

이 대학(이나 재학생)들이 그렇다는 게 아니고 이런 식의 크게 네 가지 감성이 현재 20대의 감성 중 하나라는 어렴풋하고 근거 없는 생각이 듭니다. 예컨대 "저 친구는 서강대 스타일이야", "이 동네는 전형적인 이대 유형이다" 하는 식으로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반론할 테면 반론하셈.


현재 찌라시를 홍대와 이대에 넣지 말자는 암묵적 합의가 도출된 이유는 아마도 이것. 이번에 우리학교에도 백여 장 뿌려 봤는데 정말 이렇게나 반응이 없을까 싶어서 맥이 그만 탁 풀린다.



2013.6.7. 유의미한 반론이 들어와서 대대적으로 뜯어고침. 맞는말인거같습니다 대학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대학을 중심으로 느껴지는 공기를 쓴다고 쓴것이었는데 다시 보니 그 대학 학생들이 다 저렇다는 식으로 오독될 수 있었군요. 그런 얘기일 리가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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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
내가 이 역사의 현장에 가 있지 못한다는 것이 철천의 한이다.


초고화질 자료화면과 저화질 중계화면의 극명한 대비를 보라.


occupy라는 동사는 뜻이 많지만 화장실에 들어가 문을 잠글 때 occupied라고 표현한다. "월 스트리트를 점령하라"는 번역은 그래서 못마땅한 표현이다. '돈 마려워' 죽을 것 같은 사람들로 가득한 이 때, 1%는 지금 월 스트리트라는 자본의 화장실에 눌러 앉아 끝없이 처먹으며 끝없이 똥을 싸고 있다.
Sometimes you occupy a toilet; why not #OccupyWallStreet ? What the hell is the difference, seriously? That's the point, IMAO.
10월 10일 via Twitter for iPhone


"우리가 99%다(We Are The 99%)." 기가 막힌 구호다. 이런 점은 역시 미국이다. 누가 생각해 낸 캐치프레이즈일까? 아마도 시위대에 뛰쳐나올 수밖에 없었던 광고회사 (전) 직원이었겠지.
좀있다 수업 들어가는데 정말 공부 열심히 해야겠다. 나도 배운 사람이지만 이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겠다. 이 사람 하버드라는 거만 빼면 나랑 사정이 너무 비슷해...↓

I am the first person in my family to graduate from college.
I got a masters degree from Harvard University on a full scholarship in May 2010.
Since graduating from Harvard, I can’t find a full-time job; I live off of low-payed temp jobs.
I have $60,000 in student loans
I am the 99%
OccupyWallSt.org
OccupyBoston.com

- 집안 첫 대학생
- 2010년 5월부로 하버드에서 학사 수료
- 취업이 안 돼 알바 뛰고 있음
- 학자금 대출 6만불 (약 6945만원)
내가 바로 그 99%
occupywallst.org
occupyboston.com
Posted by 엽토군
:

쉬어갑시다: YTN의 예능도전기 2탄 ~아이스크림 사망뉴스~


본격 윤택나 밀어주기 프로젝트

업로드가 늦어서 죄송합니다. 요즘 난 바빠 붸리 바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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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

요 얼마 전에 오리지널이 생산되는 순환주기에 대해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일단 이것이 요즘에야 나타난 현상인지 아니면 적당한 조건이 맞으면 응당 일어나게 되어 있는 바 역사적으로 그다지 주목할 특징이 아닌 건지는 잘 모르겠으니 치워놓고라도, 최근 제게는 그나마 오리지널이라는 것이 생산이 되고 있긴 하느냐는 물음이 더욱 절실하게 밀려옵니다.

요즘 찌라시를 하나 만들려고 하는데, 종이 한 장짜리입니다. 게다가 기본적으로 길거리에 뿌리는 무료 찌라시입니다. 지난 7월 28일에 공식 트위터를 개설할 때만 하더라도 이게 실제로 진행이 되겠느냐는 의심이 많았는데 어쩌다 보니 어젯밤에 사십만 원이 넘는 프린터를 주문하는 지경에 이르러, 정말로 10월 8일이면 창간호를 보실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읽고 싶으시다면 정기구독을 신청하시든지 바로그트위터에 고지해 드리는 날짜와 시간에 맞춰 가서 길거리를 찾아보시면 구할 수 있습니다.) 그래 이리저리 원고 준비하고 디자인 뽑고 돈 문제를 맞추는 일련의 과정을 석 달 넘게 거치면서 느끼는 것은,

...이까짓 찌라시 하나 만드는 것도 무진장한 생산활동이라는 겁니다. 지금 세상에서는.

애시당초 무슨 '생산'이 없다는 기분입니다.
요즘 뭘 만들거나 그리거나 연주하거나 하는 일이 잘 있습니까? 그나마 웹툰도 포털이라는 기획사에 소속된 만화가들이 재미를 생산하는 노동을 하고 있는 지경이죠. 누가 돈을 벌고 있긴 한가요? 제가 보기엔 외환차익과 주가 변동과 부동산 가격차이가 나머지를 견인하는 지경입니다. 이론과 사상과 운동은 무슨 생산이 있습니까? 요즘엔 이상하게도 과거에 활동하고 행동했던 분들이나 최근 등장한 분들이나 죄다 언변으로 결과(output)를 내려 합니다. 뭔가 아주 이상한 방향으로 세상이 기울어가고 있습니다. 결과물로 말하는 시대가 아닙니다. 작품보다 리뷰가 흥성하고 먹을 것 없는 잔치가 소문이 나고 있습니다. 하다못해 자기 트윗을 하는 사람보다 RT가 더 많은 지경입니다. 생산의 소멸이 드러나는 가장 극명한 사례가 인터넷 컨텐츠입니다. 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 개인홈페이지의 '자작' 작품들이 흥성하던 시절과 UCC 개념(그 자체가 웃기는 짬뽕이지만요)이 등장한 2~3년 전까지의 시기 그리고 그 이후의 현대를 비교해 보자면 확연히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스마트라는 개념의 보급 때문이며 그래서 강력하게 타도하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전에 우리는 본디 스마트하지 않다고 적었는데(이 글은 아마도 그 첫 문제의식의 개정증보판이 될 모양입니다) 과연 이 생각은 가면 갈수록 공고해지고 또렷해집니다. 아닌게아니라 UCC에서나마 보이던 미친 크리에이티브가 무슨 공모전 대상 작품으로 영합(?)하던 시절부터 좀 위험해 보이더니, 스마트라는 시대정신이 보급되면서는 완전히 영리해지기만 했을 뿐 그래서 꽝 하고 터지는 '오리지널의 무지막지함(preposterousness of the original)'이 영영 희미해져 갑니다. 다들 받아적고 RT하고 지켜보고 댓글 달고 키보드 배틀을 할 준비는 되어 있지만, 그래 그 모든 걸 하기 위한 재료로서의 오리지널, 개시(initiation)는 실종되었다는 겁니다. 그건 멍청하니까. superrational하기에 irrational한 것으로 보일까봐 부담스러우니까. 내가 책임지고 내가 발언하고 내가 드러나는 건 싫은, 그냥 똑똑하지만 이름 없고 요령 있게 살아가는 차도녀로 있고 싶으니까. 스마트. 괜히 힘들여 뭔가를 고생스럽게 만들어내는 생산이라는 것을 내려다보는 되도 않는 거드름.
그나마 자기 발로, 자기 입으로, 자기 몸으로 뭔가를 하게 되는 바 지금 한국 사회에서 긍정되는 유일한 생산은 사회참여가 아닌가 합니다. 70년대로부터 우리 선배들이 물려 준 팔뚝질의 유산은 참으로 스스로 강건한 것이어서, 유행에 맞게 파스텔톤의 가벼운 복장으로 갈아입고는 있습니다만 그래도 아직은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생산다운 생산의 하나로 명맥을 잇고 있어 다행이라 해야 할지 불행이라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김기조 씨가 기억하는 8,90년대 문화의 역설적 풍요는 상속되지 못했습니다. 참여는 없어지고 생산은 증발하여 오늘날 과연 모든 것은 신기루 경제 위에서 유통되려는 것 같습니다.

제가 바로그찌라시의 팔레스타인(직함은 주기적으로 바뀝니다.)을 맡아 지금껏 기획을 총괄하고 헛소리를 던지고 원고를 쓰면서는, 바로 이 세태에 반항하듯이 선지자적으로 찌라시를 뿌려 대려고 합니다. 더 이상 2쿨짜리 애니를 볼 수 없고 만화 원고 그리기도 힘드니까 소설로 적당히 적어 내는 등 모든 것이 경량화하는 시절입니다만, 적어도 이 찌라시는 그런 식으로 싸잡아 욕하기는 어려운, 엄청난 밀도와 내공으로 여러분을 찾아가려고 합니다. 적어도 제가 만들고 제가 쓰고 제가 뿌리는 불온 선전물에서는, 스마트하기만 한 모든 교양들, 불펌과 단순 패러디에 불과한 내용 없는 아름다움 그리고 모델하우스 같은 내면적 자세는 타도하려 합니다. 제가 못 봐주겠습니다. 세상에 그런 걸 보여주는 잡지는 넘치도록 있어요, 조선일보가 진중문고로 집어넣는 TOPclass부터 맥심에 이르기까지.

기대해 주세요. 뭔가 보여드리겠읍니다.

Posted by 엽토군
:

2012년에 지구멸망한다는데?





























야 저런데서 이런걸 그리던 시절이 있었구나




P.S. 올블로그에서 오신 분들께.
방송국 가시내라고 제가 그리는 4컷만화가 있어요. 많은 성원 바랍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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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


이건 영화 주제곡이다.
Posted by 엽토군
:

공익광고

2011. 9. 27. 22:53
좀 도와주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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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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