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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알바하는 학원에서 문제지 작업을 하다가 어쩐지 한 번쯤 공유하고 싶어지는 대목이 있을 때 캡쳐해서 올리는 글입니다.




# 4개의 직각 > 3개의 직각

최근 초등수학 난이도 관련 논란이 불거졌었는데요, 알바를 하면서 실제 '문제지'를 만들고 편집하는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사실 요즘 초등수학은 문제의 난이도보다는 그 무의미성 내지는 무성의함, 즉 '피상성'이 훨씬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받았던 문제 원본에서 ⑤는 '직사각형은 직각이 3개 있습니다'였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세요. 직사각형은 4개의 직각을 가지는데, 그렇다면 직각이 3개 있다는 말도 틀리지는 않잖아요? 그런데 원본이 원한 답은 ④였습니다. 그래서 ⑤의 "3개"를 "3개만"으로 고쳐서 올렸습니다.

문제가 있다고 여겨지는 초등수학 문제들은 이런 식입니다. 조건 제시는 허술하고 문장의 해석에는 이론의 여지가 있으며 출제자들은 그럴 리 없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습니다. 수능 때 단어 하나 조사 하나가 숱한 사람들의 명운을 결정한다면, 왜 초등수학에서부터 그것을 염두에 두지 않느냐 말이죠.


# 표가 알바를 구원하리라

한글에서 삼각형을 어떻게 그려야 할까요?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최근에 시도하고 있는 것은 표 도구입니다. 셀 테두리 / 배경 > 여러 셀에 걸쳐 적용 > 대각선으로 들어가 이런 식으로 지정해 줍니다.

장점은 이등변삼각형, 직각삼각형 등의 작도가 쉽다는 점이고 단점은... 일일이 말하기가 어렵네요;;; TeX 배워서 함수 적고 plot하는 짓을 하는 순간부터 알바가 아니라 전문 지면 편집자의 일을 해주는 꼴이 날 것 같아 거기까지는 가지 않으면서 노력대비 최상의 결과를 내려고 머리를 굴리는 중입니다. -_-;;;


#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의 것을

이거는 수학은 아니고 학원 전용 영단어집 본문 엑셀 일부입니다. 예문만 쫙 모아놓는 페이지를 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집필(!)할 기회가 있어서 그냥 확 다 해 버렸더랬죠. 그동안 초중고 영어교육을 받으면서 항상 불만족스럽게 보아 왔던 무미건조하고 "죽은" 예문들에 대한 반감을 가득 담아 약 35% 정도의 모험을 감행하여 탈고했습니다. 개중에는 서양 명사들의 실제 명언도 많이 넣었고, 노래 가사(Chumbawamba의 Tubthumping처럼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만한 것으로)나 TV 프로그램 제목("코갓탤"은 사실 하나의 문장이죠)도 활용했고, 심지어 'come true'라는 숙어에 대해 예문을 만들어야 해서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도 구글링을 해서 넣었습니다. ㅋㅋㅋㅋㅋ... 이 예문을 읽는 학생들이 '어딘가에서 분명히 사용되는 (혹은 사용할 수 있는)' 문장, "살아 있는" 예문을 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해 주려고 애썼던 기억이 납니다.




이 글은 심심하면 업데이트합니다.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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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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