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 현행 국기에 대한 맹세 (또는 국기에 대한 경례)
주의 진리 위해 십자가 군기 하늘 높이 쳐들고 주의 군사 되어 용맹스럽게 찬송하며 나가세
나가세 나가세 주 예수만을 위하여 목숨까지도 바치고 싸움터로 나가세
나가세 나가세 주 예수만을 위하여 목숨까지도 바치고 싸움터로 나가세
- 한국찬송가공회 지정 찬송가 400장 1절 (작시: D. W. Whittle)
남(아니 적이라고 하는 게 옳겠지?)들이 뭐라하든 무조건 옳으니까 몸과 마음을 바친다. 무조건 옳은 이유는 사실 잘 모른다. 그렇지만 그게 막연히 좋은 것 같다. 주변 동무들도 다 그렇게 한다. 과학적이고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아무튼 줏어듣기로는 우리네가 최고다. 이런 특권과 은총에 두고두고 감사 찬송을 하지 않으면 배신자다. 괴롭지 않은가? 이렇게 무지몽매한 종교는 종교도 아니고, 이것처럼 황당한 애국심이 있어선 안 된다.
그른 것은 그르다고 말할 수 있고, 옳은 것은 옳다고 여겨 의심치 않을 만큼 판단력이 충분한 사람의 진심어린 충성이야말로 종교생활의 발전이나 나라의 앞날을 위해 절실히 필요한 것이다. 반대로, '나의 충성은 가치가 있는가' 하는 질문을 안 하게, 혹은 못 하게 하는 집단일수록 불행하고 잘못된 길로 빠지는 법이다.
하인스 워드에게 지나치게 많은 렌즈를 들이대는 언론과, 경쟁력 강화를 지적받고 있는 '한류'에 대한 우리네 맹목적인 신용 그리고 우리가 초딩 때부터 멋모르고 읊었던 국기에 대한 '경배'에서―기형적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애국심, 아니 파시즘을 본다.
P.s
초등 모교에 가 보니까 국기에 대한 '맹세'라고도 하더라. 맹세! 초등학교에서 그런 어휘를 쓰다니. 그냥 웃음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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