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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이든 믿어야 합니다. 하다못해 '나는 아무것도 믿지 않는다'라는 신념(信念)이라도 믿어야 합니다. 사람은 당장 몇 초 앞을 모르고 삽니다. 그런 불안에 휩싸여 사는 인간이 무엇인가 믿지 않는다는 것은 믿기지가 않습니다. 문자 그대로 '아무것도 믿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저는 스스로가 그리스도 덕분에 죽다 살아났다고 믿고 있고, 리처드 도킨스는 자기가 눈먼 시계공 밑에서 '살기 위해 살아가는' 생존기계라고 믿고 있고 말이지요.


2007년 8월 1일 자정에 얻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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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삶

2007. 12. 1. 19:52
그러던 어느 날, 대다수의 사람들이 태어나서 대학에 들어간 뒤 회사에 취직해 자녀를 기르다가 죽는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모든 삶은 저마다 다르게 지어졌는데, 현대사회의 소시민은 맹목적으로 '뻔한' 삶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2007년 7월 30일 모의자기소개서 쓰다가 얻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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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우리 주변에서 이상스러울 정도로 누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자주 듣는다. 연예인은 고사하고 심지어 주변인의 주변인조차 자살하기 일쑤다. 옛날엔 그나마 '자살사이트'가 사회문제로 여겨질 만큼 자살이 괴한 일이었다. 그런데 어느샌가, 마치 구렁이가 담 넘듯 가랑비에 옷 젖듯 네이버가 IE 점령하듯 자살이 '보편화'되더니 '익숙한' 일이 되었다.

이거 왜 이럴까? 왜 하필 갑자기 이러는 걸까? 삶에 대한 사회통념이 어그러진 때문이다.

옛날 만화나 영화 등을 보면 좀 낯간지럽긴 하지만 '내 가장 큰 밑천은 젊음이야'라는 대사로 절망을 이기는 주인공들이 많이 있었다. 그것이 당대 사회, 아니 지금껏 우리가 지녀 왔던 통념이었다. 좀더 구체적으로 논하자면,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자신들의 인생에 최소한의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또, 자신들의 가능성과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하다못해 떳떳한 인생을 살기 위해서라도 인생에는 부단한 노력과 반드시 거쳐야 할 역경 등이 필요함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것은 교육이 가르치지 못한다. 사회가, 문화가, 풍토가, 역사가 가르칠 수 있는 것이다. 굴곡과 희노애락에서 인생이 빛난다는 사실, 화려하든 소박하든 '삶'을 살아나가는 사람들은 그 자체로 존경할 만하다는 사실은 보고 배워야 할 일이지 그런가보다 할 일이 아닌 것이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사람들은 '편하게' 사는 법을 찾기 시작했다. 언젠가부터 사람들은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기 시작했고, 언젠가부터 세상은 돈을 위주로 돌아갔으며, 언젠가부터 아이고 학부모고 너나할 것 없이 입시의 꿈에 목을 매달기 시작했다. 버는 대로 누리는 세상, 돈만이 무언가를 보장해 줄 수 있는 세상으로 뒤집혀 버렸다. 그래서인지 12년 동안의 투자로 나머지 한평생이 편할 수 있다는 출처 모를 이데올로기가 검버섯처럼 퍼지기 시작했다. 새삼스럽지만 인생 초반의 12년이 나머지 인생을 결정한다는 것처럼 삶을 모욕하는 아이디어가 있을까? 그러나 사람들은 이것을 받아들이고 믿고 실천에 옮기기 시작했다. 그것도 요 수 년 전부터. 갑자기.
그러는 사이 인생수업은 뒷전이 되었다. 세상이 마음먹은 대로 움직이지는 않고 삶에 언제나 봄날만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말은 교과서에서도 들어 알고 있다. 그러나 그런 건 앞서 말했듯이 사회적 분위기 아래서 몸소 겪으며 혹은 본받으며 배우지 않고는 의미가 없다. 이렇게 부질없는 개념 학습만 대강 해 두고 나머지 시간 동안에는 대학 붙으면 뭘 할까, 이번 행정고시 경쟁률은 좀 떨어졌을까 하는 생각이나 하며 구차하고 코앞에 닥친 나날에만 급급하게 된 것이다. 인생은 80부터라고 말은 하고 1분 뒤와 10년 뒤를 동시에 생각하며 꿈꾸는 자만이 미래를 본다고 말은 하지만 실제로는 당장 그날그날 쪽지시험 치는 것만 생각해 보아도 하루살이 인생을 훈련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세월이 얼마간 지났다. 세상에 나와 보았다. 듣기로는 세상은 거칠고 인생은 알아서 살아가는 거라는데, 그런 건 잘 모르겠고 내 인생 이십몇 년이란 책상 앞에 앉아 딕셔너리 넘기듯 번뜩이는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로만 남아 있다. 이제 뭐 하고 살까, 뭐 그건 방학숙제처럼 적당한 때 되면 어떻게 되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몇 달간은 알바나 뛰어야겠는데, 별안간 어떤 악플들이 나를 괴롭게 한다. 대책이 안 나온다. 너무 쓰라리다. 난 이런 건 감당할 수 없다. 저 창문 밖으로 나가면 땅에 닿을 때는 아플까. 죽으면 천국이 있다지. 그렇게 한 인생이 허무하게 찌그러진다.
그렇다. 최근 열심히 사는 사람이 천대받기 시작하고 편하게 사는 사람이 갑자기 우대받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 편한 삶을 얻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느닷없이 늘어났고, 그들은 열심히 사는 삶을 모른 채 여기저기서 나자빠지고 마는 것이다.

이대로는 안 된다. 우리 사회에서 '편한 삶'이라는 신기루를 없애지 않으면, 인생이라는 모래벌판에서 지프차가 없다며 드러누워버리는 사람이 더 생겨나고 말 것이다. 사회 제반 분위기가 바로잡혀야 한다. 교육체제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삶에 대한 총체적인 관심이 증대되어야 한다. 아니면 하다못해 드라마로라도 이전투구하는 삶을 보여주기라도 해야 한다. 함부로 살다 죽다 할 수 없다는 것, 자살을 뒤집으면 살자가 된다는 것, 노력이란 만화에 나오는 것처럼 한 번의 빅매치에서 이기는 게 아니라 58세에 들어서 보람차게 살았노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절실하게 요구된다.


이게 무슨 소리야? 누가 번역 좀 해 주세요.

+ 2013.7.29: 7년 전의 이 글은 오늘에 와서야 엇비슷하게 검증되는 것 같다.

옛 사람들은 철학 책이나 강좌 없이도 철학을 공부할 수 있었다. 그들의 부모가 이웃들이 모두 삶의 철학자들이었으니. 그들과 눈을 맞추며 대화하고 살아가는 것 자체가 철학공부였으니. 마을 사람들은 움직이는 철학 책들이며 마을은 살아 숨쉬는 철학도서관이자 철학학교였으니. 오늘 아이들에게도 부모와 이웃과 마을이 있다. 그러나 그들은 철학교사도 철학도서관도 학교도 아니다. 그들이 가르치는 건 인간의 성장이 아니라 성공에 관한 것들이다.

아이들은 사람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인생의 의미에 대해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한 채 자라난다. 아이들도 기계가 아니라 사람인지라 제 삶과 세계에 대한 답답함과 막막함에 질문이라도 할라치면 우리는 한목소리로 그들의 입을 막는다. “현실이 어쩔 수 없다!” 그 아이들 중 몇몇은 답답함과 막막함에 기진하여 스러져간다. 그 아이들에게 우리가 정색을 하고 ‘생명은 소중한 거야’라고 말할 수 있을까. 말한들 울림이 있을까.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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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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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1.0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미국의 반항아 마이클 무어의 최신 다큐멘터리 SiCKO(정신병자, 앓던이)
우리말 자막입니다. 이젠 다운로드받으실 수 있습니다.
뒷부분은 대사가 많지 않아서 다행이었어요... 내일은 돼야 끝날 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다운로드, 재배포는 자유롭습니다. 다음 사항을 지켜 주십시오.

1. 원칙적으로 자막(제작자 이름 포함)을 고치실 수는 없습니다.
고치기 원하시면 개별연락을 주십시오. yuptogun 골뱅이 Gmail 닷컴
2. 이게 다입니다. 기타 문제 역시 개별연락을 주십시오.

오역, 잘못된 의역, 잘못된 상황해석, 잘못된 발음 읽기, 건의, 욕, 뭐든지 겸허히 받습니다.
저도 외국어영역 듣기때문에 조금 고민하는 고3이랍니다. 서로 상처만 주지 맙시다.
오랜 시간 기다리게 한 만큼, 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즐겁게 감상합시다.

v2.0
많이 벼르다가 손 봐서 공개합니다.
몇 가지 고치고 싶은 것도 있었고, 제보 들어온 것도 많았고 말이죠.
그동안 메일이나 댓글 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여전히 남아있을 문제들을 짚어 주세요. 다큐멘터리는 정확성이 생명이에요.
아직 못 보신 분은 이 버전으로 보시길 권합니다. 버전별 자막은 안 지우고 쭉 저장시켜 둘 생각입니다만...

다운로드 재배포는 자유롭습니다.
단, 자막 파일을 고칠 수 없다는 전제 하에 그렇습니다.
물어보실 게 있으면 무조건 제게 연락을 주셔야 합니다. yuptogun 골뱅이 gmail 닷컴.



곰TV 사이트(gom.gomtv.com) 자막자료실의 자막은 이걸로 고쳐걸어 주세요.
올릴 땐 ver2.0이라는 게 표가 나도록...

되돌아보면 참 보람찬 일이었다. V3, 엽토체, "앓던이" 자막의 공통점이라면, 있을 필요를 느껴서 만들었다는 거겠지. 휴~ 앞으로도 그렇게 살고 싶고 창조하고 싶다. 그런 일 하면서 돈 벌고 싶다.
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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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꿈

2007. 12. 1. 19:37

내 인생의 소박한 꿈이 하나 있다.
휴대폰 없이, 자동차 없이 도시 생활을 하는 것이다.

나는 지금 휴대폰도 없고 자가용도 없다. 아직 사회로 나가 도시인이 되지는 못했지만.
그런 내 시선으로 보면, 사람들은 그 두 가지에 죽고 못 사는 듯 보인다.
뉴스에서 휘발유 값이 오르고 핸드폰 요금 바가지가 심하다는 말이 들릴 때마다,
청소년부 전도사님이 설교 마치는 시간 알람을 휴대폰에 맞추어두고 그거 신경쓰는 모습이 보일 때마다 더욱 그 생각을 한다.

도대체 언제부터 그 두 가지가 생필품이 되었던가. 그런 거 없이 살 수는 없을까. 아니 살아왔지 않았을까. 왜 나는 지금 그렇게 살지 못하는가. 자본이 만들어낸 초현대적인 욕구, 그리고 그 욕구를 본능처럼 인식케 하는 사회의 구조. 내가 거기 갇혀야만 할까.

자전거를 배우고 버스를 타고 카풀을 하고 기차표 예매를 좀 서둘러 하면 교통편에는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약속시간 잘 지키고, 급한 일 일어나지 않도록 사전에 이것저것 준비해 두고, 평소에 여러 사람들에게 안부전화 걸어두는 습관을 들이면 급하게 전화할 일도 없을 것 같다. 뭐 남들이 불편하다고는 하는데, 불편한 거야 원래 어떤 모양으로든 생활 양식이 다르면 서로 곤란해지는 건 당연하지 않은가.
난 지금도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고 싶다. 그래서 소박한 꿈이라고 하는 거다. 아버지는 무진장 거창하다고 한다. 왜 아닌가. 휴대폰 없이 자동차 없이 사람들과 기업을 꾸려나갈 수 있는 사람은 중대역이 될 터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내 바람은 소심하다. 소박하다.

결론은... 제게 하는 급한 연락은 메일(특히 지메일)로 남기시길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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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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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성(Originality)

2007. 12. 1. 19:36

난 정말 이해하지 못하는 게 하나 있다. 잡지에 연재한 지 대략 5년은 되었을 '나루에의 세계'가 왜 다른 만화에서 패러디되지 않느냐 하는 것이 그것이다. 하고많은 만화가 새로 만들어지고 없어지고 하지만, 나루에의 세계는 상당히 그 원조성을 인정할 만한 이야기들로 잘 짜여 있다. (솔직히 요즘 들어서는 중3들이라 그런가 막장을 달리고 있지만) 처음에는 지구와 외계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갈수록 기족, 전쟁, 시간의 오류 같은 다소 다루기 어려운 주제들도 많이 들어오고 있다.
그런 가운데 상당히 원조성 짙고 새롭게 지어낸 순수성 짙은 요소들이 많은데, 그래서 나름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데, 왜, 그런 진짜배기는 인기가 없고 대박낸 것들 패러디하면서 대충 모에와 그림빨로 먹고 들어가는 만화들은 그렇게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돈을 벌까.

요즈음 애니(물론 전부는 결코 아니다)들을 보면 크게 두 가지 생각이 든다. 첫째, 어무이 말마따나 정말 이러다가 우리나라가 문화 식민지가 되면 어쩔까. 둘째, 쟤네들 저렇게 자기네들끼리 놀면서 얄팍한 즐거움만 갈아입다가 어느 순간 풍파가 몰아닥치면 그 추위 어떻게 견디려고 저럴까. 패러디를 위한 패러디, 일단 인기 끌고 상품 만들어 팔고 보자는 듯한 제작의도들, 자기만의 이야기와 세계를 짓는 일은 제쳐두고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생산하는 제품들. 퍽 걱정이다. 내가 'NHK에 어서오세요'를 즐겁게 보았던 이유 중 하나도 그것이었다. 원조성이 있었다. 물론 아류작으로 오타쿠가 주인공인 이야기는 쌔고 쌨지만, 그들이 성장하고 사회로 걸어나오는 이야기는 NHK가 본격적으로 다루었던 것이다.

각종 애니 자작 리믹스들이 말 그대로 봇물 터지듯하는 지금 문득 나는 명랑만화가 그립다. '꺼벙이'는 SBS에서 만화로 만들지 못할까? 10분 꽁트로 만들면 아이디어에 목 졸릴 일도 별로 없을 것이고, 장편으로 기획되었던 원작도 꽤 있으니 그걸로 기획해도 될 테니까. 명랑만화는 그 자체로 원조다. 시작이고 끝이다. 아주 독립적이다. 성실함의 차원에서 이야기를 한다면, 응당 그런 작품들이 건담 명대사나 중간중간 외워대는 만화보다 더 존경을 받아야 할 것이다.

아닌가? 아닐 수도 있겠다.



P.s: 원조성 논의는 한국철학연구소에서 '대중가요'에 국한시켜 논의한 적이 있다. 오감도 풀다가 봤다. 이제 또 코멘트엔 오감도 얘기만 달리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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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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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썼을 땐 일본어 문장을 적어보고 싶어서 시작했는데 말이지.

あの男が迷子になった事情

電車の中、あるおじさんがうとうと眠っていた。ところが急にびっくりと目を覚めて慌てた彼は、側の人の肩をぱたぱた叩きながら問った。
「すみませんっここどこですか」
少し面食らったあの人は思わず答えた。
「私の肩なんですが」

あの男が迷子になった事情2

電車の中、そのおじさん。目覚めた。あの瞬間、電車はあの駅を通り越したところであった。側の人を呼んだ。
「先の駅、どこでしたか」
側にいた黒人が答えた。
「ヨメマセンデシュィタァ」

あの男が迷子になった事情3

今度はちょっと飲みすぎたこのおじさん。タクシーに乗った。
「いらっしゃーい!目的地どーぞ!」
「ウッチヘェェェェェ」
翌朝、彼は運転手の家の中で目を覚めてしまった。

あの男が迷子になった事情4

ある火曜日朝、今度はびっくり休みを貰った我らのおじさんが遊園地にある『鏡の部屋』に一人で入った。 四十分が流れた。出口からの叫び曰(いわく)。
「一体この部屋は何二乗(なんにじょう)キロメートルなのだああああ」

あの男が迷子になった事情5

今日は我がおじさん、ある「ペア」に行った。限りなく南北東西並べて続けるブース、ブース、ブース。あちらこちらとぐるぐる回っていたあげく告白しちゃった。
「どっちの廊下が北向けだったっ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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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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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하는 법

2007. 12. 1. 19:30
http://bbs2.kbs.co.kr/ezboard.cgi?db=2Tsponge_notice&dbf=46&action=read&scenario=1
스펀지와 서울대학병원이 함께하는 4800만 전국민 공동 프로젝트 공부 잘하는 법.

그렇지 않은가?
스펀지와 서울대학병원이 공부를 모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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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사람들이 만드는 커뮤니티에는 으레 '팸'이 있다. 누구는 누구의 엄마, 누구는 누구의 조카 하는 식으로. 연애야 뭐 기본이고. 왜 그럴까. 왜 이런 유치한 현상이 최첨단 공간이라는 사이버스페이스에서 발견되는가.

그것은 유예 때문이다.

발달과업이라는 것이 있다. 한 사회인이 자라나는 가운데, 특정 시기마다 의당 해야 할 일들이 그것이다. 신생아의 발달과업은 울고 젖먹고 잠자며 열심히 자라나는 것이고, 가장의 발달과업은 가정의 살림을 운용하며 보람찬 인생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느니 등등. 발달심리학에 따르면, 발달과업을 그때그때 성취하지 않는 것은 곧 성장의 결함을 의미하므로 바람직한 상황이 아니다.

청소년기를 유예된 시기라고들 한다. 모든 것을 나중으로 미루어 두고 우선 진학과 진로를 신경쓰라고 강권하는 때인 것이다. 그러나 유아기로부터 아동기를 거쳐 청소년기에 이르기까지의 인간이 으레 충족해야 하는 욕구, 즉 으레 이루어내야 할 발달과업이 있다. 그것은 바로 여러 사람들과의 관계 형성을 통한 인성의 발달이다. 이것은 성적이 좋든 나쁘든, 어떤 환경에 처해 있든 기본적으로 충족하고 수행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 현실을 보라. 부모는 바빠서 그리 오랜 시간 붙어있어 주지 못했다. 버스를 타고 다녔던 유치원의 친구들은 기억도 나지 않거니와 그리 친하게 지낸 애들도 별로 없었다. 학교에서는 점점 사귀는 아이들의 범위가 좁아져만 갔다. 친구를 사귀거나 연애를 하거나 정모에 나가는 짓 따위는 몽땅 대학 가면 하라면서 미루어졌다. 발달과업이 제대로 이루어지고는 있는 건가? 부모와 소통하며 기성 세대를 경험하고 또래 집단 사이에서 사회성을 키워야 할 때에?

이처럼 발달과업을 유예하는 현실 속에서 아쉬운 대로 나오고 있는 자구책이 팸 놀이인 것이다. 단순히 재미난 놀이인 것 같지만, 그 이면에는 발달과제를 생활 속에서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하는 현실이 반영되어 있는 것이다.

까지 헛소리. 이 동아일보 사설 같은 허접 쓰레기에 신랄한 태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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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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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말의 권력

2007. 12. 1. 19:24
AS 문의를 하러 가거나 문의메일을 보낼 때면 나는 으레 전문 용어를 하나쯤 꺼내어 사용한다. 펌웨어를 바꾸었더니 폰트가 바뀌는 현상은 이유가 뭐냐는 둥, 랜덤 기능이 백몇 곡 이상부터는 제대로 구현되지 않는다는 둥... 입으로도 글로도 그런 말을 잘도 뻔뻔하게 내뱉는다. 이유는 하나다. 그런 용어를 들으면 '왜 안 돼요?', '어떻게 해요?' 같이 속 터지는 질문만 받던 담당자들이 아주 새롭게 느끼고 정신을 차리니까. 실제로 그런 경험을 많이 했다.
또, 가끔 내뱉기는 내뱉어야겠는데 돌려 말하기가 어려울 때도 역시 효용이니 목적전치니 하면서 어려운 단어나 여러 사상이 응축되어 생성된 개념어를 한두 개 던지곤 한다. 왜냐? 말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알아들을 사람만 알아들으라는 셈속을 차리고 있으니까.

어려운 말, 전문용어는 힘이 있다. 그런 단어를 쓰는 사람보다 쓰지 못하거나 관심이 없는 사람은 일단 입지가 낮아진다. 그리하여 결국 말을 모르는 이는 전후사정과 문맥상 의미를 파악해 볼 생각을 포기하고 말을 아는 이에게 수긍하고 만다. 푸코가 말했던 권력이라는 게 뭔지 난 잘은 모르겠지만 이런 것도 그의 권력 개념에 포함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미사여구에 속아서는 안 된다. 검색하면 다 나오는 세상에서 패러다임이 뭔지 유니코드가 뭔지 백합이 뭔지 하는 것쯤은 후딱 찾아 알아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엔 모르는 자, 발언권과 반박 능력이 없는 자, 권력 없는 자가 되고 만다.

촘스키 선생은 말한 적이 있다. 지식인들은 일부러 유창하게 말한다고. 하지만 제아무리 어려운 개념어도 모두가 이해할 수 있게 풀어낼 수 있다고. 그렇다. 동의한다. 나는 어려운 말의 권세를 조그맣게 사용하고는 있지만, 결코 커다란 '용어의 권력' 앞에서는 우민이 되지 않겠다. 주권이 국민에게 있음을 분명하게 깨닫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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